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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서귀포신문)

귀농 이웃을 소개합니다.

by 농부김영란 2013. 11. 8.

     
<귀농 이웃을 소개합니다>
김영란 시민기자의 귀농일기
2013년 10월 08일 (화) 09:04:34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시청 귀농 프로그램 유기농 멘토가 된 저는, 지난해부터 귀농 이웃들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멘토와 멘티로 만난 사이인데 친환경 농사를 지향하는 마음이 일치해서인지

행복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농부 9년차인 제가 몸으로 부딫힌 유기농 귤 농사 재배 방식과 친환경 농사를 하면서

 지속가능한 유기농부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정신적인 덕목을 저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도시 삶을 접고 자연과 더불어서 친환경 농업을 하며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라

 제 눈에는 햇병아리 유치원생을 보는 듯, 파릇파릇 싱그럽습니다.

 

그 중에도 올해 새내기 멘티가 된 젊은 부부가 사는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상큼한 로즈마리향 내음이 나고, 제 눈에는 가을 햇살 받아 눈부신 꽃향유 같습니다.

젊은 두 부부가 신효동에 우영밭이 딸린 평범한 조립식 집을 장만하여 둥지를 만들더니

갈 때마다 집 안팎이 달라져 있습니다. 부부가 손수 집을 수리 하는데

재주와 감각이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남편 김동하씨는 수줍어하는 미소가 열일곱살 미소년처럼 싱그러워

바라보는 사람도 슬며시 미소가 나오게 합니다.

경계선 돌담도 근사하게 쌓고, 대문도 직접 만들어 달았다기에

전직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프로그래머라고 합니다.

우영밭에 붙은 귤나무를 친환경재배로 관리하여 농사가 익숙해지면

 평수도 늘여서 유기농 귤농부로 살고 싶다 합니다.

곁에는 요정같이 상큼발랄한 각시 권경희씨가 남편 못지않게 감탄사를 자아내게 합니다.

예의 바르고 엽렵하여 사람들이 요즘 젊은이들 같지 않다고 이구동성 칭찬합니다.

맑고 티 없는 두 젊은 부부를 바라보면 아낌없이 가르켜 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행복바이러스 이웃를 기쁜 마음으로 소개하며

그들의 맑은 기운이 서귀포를 가득 채우기를 바랍니다.

“희망 서귀포”를 그들 웃음에서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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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부 1학년 김은주씨의 용기>
김영란 시민기자의 귀농일기
2013년 10월 22일 (화) 09:57:12 서귀포신문 webmaster@seogwipo.co.kr

제가 농사 초기 기술센터에 전정 교육 받으러 갔을 때 강사님이 말씀하신 말중에서

아직도 생생히 내 귓전을 울리는 말이 있습니다.

 “육지에서 온 사람들 중에서 친환경 농사한다고 요란 떨다가 야반도주 하는 사람많이 봤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감은 좀 다를지라도 내용은 그런 거였습니다.

그리곤 나를 힐끗 쳐다보기까지 하니 그것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인식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도하는 강사님들이 공공연히 그렇게 말한다고 저의 멘티들이 저에게 전해줍니다.

그런 제주도의 풍토에서 9년을 유기농 귤농사에 전념해 온 저는

친환경 수도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도가 왜 친환경 농사를 육성하지는 않는지 안타깝습니다.

 

 

   

초보는 농사를 잘 모르니 관행으로 먼저 하다가 나중에 친환경 농사를 하고 싶으면 하라고

권유한다고 하는데 저는 왕초보에서 곧바로 친환경농부로 전환한 사람이라서

초보도 하고자하는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 권유합니다.

 

저의  유기농 귤 멘티가 된 대정의 김은주씨는 900여평 땅에 집과 뜰이 있는 귤밭을

지난해 여름에 구입했습니다. 지난해는 거의 방치 수준으로 두었다가 수확하였으나

올해는 정식으로 친환경 재배법을 전수 받고자 저의 멘티를 신청하였습니다.

제주올레를 걷다가 제주도에 와서 살고 싶어서 귤밭을 구입했는데

남편은 아직 퇴직전이라 혼자 와서 미리 노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 토박이 여자 혼자서 유기농 귤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처음에 저도 그런 의구심이 생겼지만 상담을 해보고나서 지도에 들어갔습니다.

 

저도 “농사농”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의 지도하에 소독기 설치부터 봄에 시작해서 혼자서 소독하고,

 나중에는 예초기까지 구입하여 스스로 제초까지하여 올해 귤 농사를 지었습니다.

걱정하던 이웃들이 지켜보고나서 “유기농이 되긴 되는구나” 하고 요즘 말한다 합니다.

얼마전 밭을 돌아 보고 제가 내린 평가는 “올해는 70점 정도입니다.

여름 방제 소독과 풀 관리가 잘 안되어서 좀 엄격하게 점수를 드립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80점, 내후년에는 90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홀로 소독하고 홀로 예초기를 든 것 자체가 이미 성공의 절반은 하였습니다.“

 

제주도 변화의 바람은 이렇게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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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선 2학년 농부 이준희씨 >

 

 

이준희씨는 시청 귀농팀 1기생으로 지난해 저의 멘티가 되어

올해로 2년째 저의 조언을 받고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지난해 귀농 교육을 받으면서 귤밭을 샀고 저와 상담 후 곧바로

유기농재배로 귤농사를 시작하였습니다.1700여평 중 귤밭이 1000평 정도 됩니다.

 

제가 귤농사 시작하였을 때 관행농으로 1년 연습 후

바로 무농약 귤 재배에 들어서서 9년차 유기농 농부가 되었기에

저는 초보라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으면 친환경 농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단지 수입에만 초점이 맞추어져서

모든 것을 보여지는 수치로 계산하는 사람은 우려하여 권유하지 않습니다.

 

 

이준희씨는 상담을 해보니 친환경 귤농사를

즐겁게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귤농사를 친환경 농법으로 지어서

먹고 살지 못한다는게 아니라 수입의 측면으로만 접근하면

원하는 수입이 되지 못하면 이내 좌절하여서 농사를 접을 가능성이 있기에

길게 보고 행복한 길을 가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친환경적인 사고가 중요합니다.

 

제가 멘티의 생각을 살피는 중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시련이 왔을 때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의지와, 긍정 마인드, 그리고 생명을 대하는 외경심입니다.

농부란 농산물을 생산하여서 생계를 유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지만

살아있는 생명을 가꾸고 보살피는 관리자인지라

무엇보다도 마음가짐이 반듯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입이 안되면 곧바로 접어 버리고 다른 길을 갈 사람들은

애시당초 들어설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

 

 

지난해 1년동안 이 준희씨는 성심껏 일을 배우고 몸 사리지 않고 일 하였습니다.

재배와 판매까지 한해를 잘 마무리하였고, 올해는 드디어

무농약인증까지 받은 어엿한 프로농부의 길로 들어 섰습니다.

올해는 귀농팀에서 집짓기에 합류하여 농사일이 소홀하여서

제가 안타까와 했지만, 나무를 소홀히하여 기력이 쇠해진 나무를

다시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보고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나무를 인격체로 보고 돌보아야 한다”는 저의 말을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지요.

 

 

2년째 꿈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저도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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