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귤밭

강풍 피해

by 농부김영란 2012. 4. 6.

 

지난 화요일 제주도는 태풍 못지않은 바람이 하루종일 휘몰아쳤다.

전날 오후와  밤에 비가 와서 그날은 전정을 멈추고

신효밭에서 텃밭을 정리하는 중인데 어찌나 바람이 요동을 치는지

근처 비닐하우스가 찢어져서 펄럭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리고 돌집뒤에 키위덩쿨을 올리려고 설치했던 나무 파고라에

겨울 귤작업하려고 판자로 지붕을 만들고 그위에 큰 방수포를 덮어서

비를 막고 작업장으로 썼는데 바람이 아래위로 휘놀아쳐대며

못으로 고정했던 큰판자들이 하늘로 휙휙 날아 다녀서 공포감을 느꼈다.

자연의 위력중에 무섭지 않은 것이 없다며 전율이 마구 몰려왔다.

무서워서 일을 접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바람으로 차가 휘청 거렸다.

 

어제는 바람이 멎어서 호근동(기쁨)밭에 전정을 했다.

전정 30년 전문가를 한분 모시고 남편과 내가 6일에 걸쳐서

신효밭,토평밭,호근밭2,세밭 4500평 전정을 하고나니 팔목이 시큼거린다.

호근동1밭은 내가 혼자서 하기로 하고 일단 세밭 전정한 것을

오늘부터 파쇄에 들어갔는데 남편은 전정은 잘못하면서도

너무 의욕이 넘친다고 내가 제동을 많이 걸었지만

파쇄에 있어서는 이제 달인의 경지(^^)에 이르려고 한다.

정리정돈을 잘하는 남편은 파쇄,예초등은 청소하듯이 잘한다.

지난번에 가지친 것들을 다 길가로 끌어내 놓았는데

오늘 하루종일 둘이서 겨우 한밭을 파쇄했다.

거의 집한채 정도 전정한 것 같다.

밭마다 이틀씩 걸려서 전정을 했는데 내가 따라다니면서

약전정을 하라고 주문을 했는데도 이렇게나 많다.

올해는 간벌에다가 하천부지수용으로 없어진 나무등이

100여그루나 되는데다가 지지난해 냉해로 하여 수세가 약해진 나무들이

아직도 원기를 다 회복치 못한듯하여 내가 약전정을 하라고 주문했다.

4시경쯤에야 신효밭 파쇄를 끝내고 토평밭으로 향했는데 깜짝 놀랐다.

며칠전만하여도 그리 우려할만큼 수세가 나쁘지 않아서

올해도 평균은 달릴까 가늠하였는데 내눈을 의심했다.

멀리서 봐도 나무가 너무 앙상해서 다가가서 일일이 살펴보니

그저께 분 강풍피해가 심상치 않았다.

토평밭은 높은곳이라서 바람이 많긴해도 일조량이 좋아서

지난해보니 귤맛이 좋아서 한시름 놓았다했는데

바람이 어찌나 휘몰아쳤는지 나뭇잎이 다 떨어져서 가지가 앙상했다.

어휴~~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인가?

태풍도 아닌 강풍에 나무가 어찌나 휘둘렸는지

귤나무의 초췌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 나왔다.

올 한해 또 얼마나 애간장을 태울 일을 만날꼬.

 

올해 첫 시련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잎을 다 떨구어 버린 앙상한 가지들

 

 

 

에휴~~

 

 

 

손으로 나뭇잎을 훝어 버린 듯...

 

 

 

올해 잘 달릴 가지들이었는데...

 

 

 

 

 

 

귤나무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귤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 9일 귤밭일기 (개화)  (0) 2012.05.10
4월첫째주 귤밭일기  (0) 2012.04.10
4월 1일 귤밭   (0) 2012.04.01
와글 와글 봄농사   (0) 2012.03.31
봄, 봄...  (0) 2012.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