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박
D-100日♥
기요미 에디가♡
어제는(8.10) 예슬이 수능이 100일 남은 날...정작 에미는 무덤덤한데
평소에 그리 살갑지도 않고 언니에게 "멍충아,입 다물어~너나 잘해~"등등
제 동생이 들어도 기분 나쁜 말들을 마구 해대는 예지가 언니 수능대박나라고
정성들여 손수 만든 초코렛을 선물하여 그동안 쌓인 화를 한꺼번에 풀게 되었다.
전생이 어느나라 공주였는지 세세히 돌보지를 않으면
굶어 죽을것 같이 걱정되는 공주과 예슬이가 고 3이 되었지만 정작 에미는
눈 앞에 수험생을 두고도 아무런 생각도 없고 오히려 아이를 옆에 묶어 둘 궁리만 하고 있는데...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드만 나는 거꾸로 서울에서 제주도로 내려와서
나야 신물난 서울살이라지만 장래가 창창한 아이에게 큰인물 될것도 아니니
엄마 옆에서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자고 은근히 아이를 붙들어 둘 궁리만 호시탐탐...
에미가 이래서 될런지...
암튼...수능이 대박이 나기를 바라는 맘은 있으니
우리회원님 자녀들도 수험생이 둘 있어서 수능대박기원 플랭카드를 튼실한 귤나무에 걸려고 하는데
태풍 덴무가 서귀포를 관통하느라고 하루종일 비바람이라
비 핑계로 온전히 하루 푹 쉴려고
그동안 궁금했어도 영화관에 갈수도 없었던지라
부족감이 있어도 내용을 음미하려고 영화를 두편 다운 받아서 보았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 되었던 영화 <시>
김 명민의 투혼의 연기가 좋아서 팬이 되었기에 <내사랑 내곁에>
이미 한참이나 지난 공짜로도 볼수 있는 시기가 되어서 보는 영화.
그것도 컴퓨터 화면으로 보니 그 영상감은 비교도 할수 없지만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멧세지는 고스란히 느껴보려고 했다.
생활이 늘...사색없이 내달리다가 지치기 일쑤라 이제는 내 안에서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기가 어려워서 뭉퉁그려서 "아~ 감동이야~" 그런 단말마적인 언어밖에
쏟아 놓을수 없으니 감동이 몰려오는 장면만 있으면
절절한 표현력이 부재하여 "직접 느껴 보세요~" 이렇게 슬쩍 떠민다.
잡다한 일상에 매몰되어 가는 흐려지는 의식들이
결국은 내 게으름과 무디어가는 감성탓이면서 그것을 외부적인 요인탓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치졸한 자기변명에 불과함을 알면서도...
세월이 날 이렇게...궁색한 변명이 여과없이 나오곤 한다.
그렇게 혼비백산 살다가도 어느날
의식 저편에 떠밀려가던 한 조각의 생명붙은 감정의 파편이
파문이 되어 내 안을 온통 휘저을 때가 있다.
오래 몸을 내맡길 수도 없이 현실은 나를 종종걸음 치게 만들므로
잠깐씩 짧게라도 치열하게 담금질 해야만 내안의 부유물들이 씻겨 내려가고
정체 모르던 혼탁한 감정들이 세탁되어 다시금 맑은 기운을 채우고 일상을 이어 갈 수가 있게 된다.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소리가 아닌 입에서 발린 소리를 내뱉을때마다
기계음을 듣는듯 거북해져서 그럴때면 사람들을 피하고 스스로 침잠하여 마음을 씻어 내려야만
세상을 다시 평온하게 바라볼 수가 있어진다.
아주 오랫만에 찾아온 휴식
컴퓨터 화면으로 본 영화지만 그동안의 뜨거웠던 내 머리를 식혀 주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그냥 편안하게, 담담하게 마주한 영화였다.
흥행작이고, 유명한 영화였고, 이 창동 감독,윤정희 주연.
그런 단편적인 단어들만 떠올리며...
점
점
더
.
.
.
무언지 모르게 빠져 들어 갔다.
아주 평범한 풍경이며
아주 평범한 주제이며
특별한 그 무엇이 없는것 같은데도
서서히 그 무엇에 빠져 드는 듯...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리고, 슬프고,한숨이 나도 모르게 나오지만...
시를 통해 승화 되어가는 잔잔한 전개.
분노하고, 절규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을것 같은 사건.
이 시대가 연일 마주하는 절망적인 소재의 이야기를
시와 아네스를 통해 담담히 풀어가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 들고 있었다.
희망을 역설하지 않는데도 희망의 한줄기 빛을 슬며시 보여주는 ...
윤정희씨의 애절한 표정연기도 영화를 살아나게 하는데 한 몫을 더했다.
역시 이 창동 감독이다.
최대한 느슨한 자세로 편안하게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보다가
자세를 단아하게 하고 머리를 정돈한 후에 정좌하고
다시 한번 진지하게 보아야겠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http://www.humanstory2009.co.kr
이 영화는 김 명민의 연기를 좋아하는 탓에
내내 김 명민만 쳐다본 영화였다.^^
그의 직업적인 열정과 투혼을 높이 치하한다.
드디어...태풍 덴무가 물러가고 반가운 태양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나는 또...이제부터...치열하게...일개미로서 매진해야 할 때이다.
이제는 한동안 손님맞이도 사절하고 아이들 방학 마무리도 하고
밭일도 빡세게 몰아서 하고...
그리고...나도 배낭 하나 둘러매고
엄마~~~
내 엄마를 찾아서 떠나보려 한다.
내게도 엄마가 있는데...
나를 늘 기다리고 계시는 엄마가 있는데...
삶이 무어라고 애절하게 그리워하면서도 떨어져 살고 있는지...
내 엄마를 떠난 20대 초반...그 이후로 나는 엄마 곁으로 다시는 돌아 가지를 못했다.
그래서 내 딸이 내 곁을 떠날 때가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 한다.
자식보다 부모가 자식을 못 보낸다는 것을 깨달았다.
올 여름 내 휴식의 마무리를 엄마를 만나는 것으로 대신 하려고 한다.
2010.8.11 英蘭
8 월에 핀 꽃 지니아(서양 백일홍)와 물양귀비
태풍덴무 지나가고 이틀동안 세밭을 소독 했는데
오후부터 다시 가랑비가...에궁 어떻해.
그나저나...난 꽃만 보면 만사를 다 잊는다.
꽃을 사랑해서 다행이다.
그 에너지가 사람에게로 갔으면 어쩔뻔 했누.^^
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