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도 지나고 말복도 지나고...아침 저녁 좀 선선하긴 하지요?
뉴스에서는 연일 폭염이라 하던데 제주도는 살만한 것 같아요.
어제는 보르도액 마지막 소독 하는데 그리 덥지도 않고 할만 했어요.
이제 부터는 당도 올리는데 또 만전을 기해야 해요.
그런데 긴 장마로하여 일조량이 많이 부족했었어서 9,10월 날씨가 햇볕 쨍쨍 하기만을 바라고
저는 또 제 나름대로 최고의 귤을 만들기위한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하지요.
수확 마지막까지 노심초사하는 것이 농사라서 늘 하늘에 대고 기도 하게 되네요.
아무리 잘 해보려고 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친환경 약제인 보르도액으로 소독해서 하얀 반점이 보인답니다.
저는 둘째 예지랑 중 3 수학을 이번주까지 대충 한번은 끝내려고
식은 땀을 흘리고 있어요.이번주까지 방학이거든요.
자식은 전생에 채무자라더니...얼마나 많은 빚을 졌기에 부모는 끝없이 주기를 해야 할까요.
둘째 예지는 안 팎의 에너지가 남다른 아이인데 사춘기의 터널을 지나면서 어찌나 용을 쓰는지
작년부터 저도 심하게 부대꼈는데 그동안 대화가 전혀 안 될 때도 많았어요.
언젠가 <사춘기의 딸들> 글을 꼭 쓰고 싶어요.
<뭐 이런기 다 있노~>하는 말이 절로 나올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지요.
이번주까지 아이들 방학이랍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는 말, 다 선배님들이 겪은 일상이어서겠지요.
올망졸망 아롱이 다롱이...다 똑 같은 모습으로 성장하지 않으니
바람 잘 날 없겠지요.
사춘기...오죽하면 <질풍노도의 시절>이라고 하겠어요.
그런 맘으로 절 다스리고 있지만...
사춘기, 사추기, 갱년기까지 겪고있는 저이지만...
아이 사춘기에 쩔쩔매게 되는군요.
방학이 끝나고...날 잡아서(^^) 사춘기 딸들 이야기를 풀어 놓고 싶네요.
엄마들, 이 대목에서 다들 한마디씩은 하고 싶으실 거예요.
다들 겪는 과정이라고...
그래도...쎈 놈이 있구먼요.바람도 태풍이 있듯이...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가는지 일주일이 하루같고
한달이 이틀 갔네요. 벌써 올해도 절반도 넘게 가 버렸고...
세월이 화살같다는 말 실감 합니다.
저는 올해
그동안 제가 하고 싶어도 짬이나지 않아서 못 했던 것들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것을
하나씩 준비해 가고 있어요.
그냥 귤농부가 아닌
사람살이의 정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반디농장이 되고 싶어요.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 볼게요.
김 춘수님의 시가 떠오르네요.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렇습니다. 그대는 제게 와서 꽃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황망히 흘러가는 삶속에서
꽃같은 그대를 떠올리며 제가 뚜벅 뚜벅 걸어 올수 있었던 것입니다.
떠 올리면 눈물나게 고마왔던 분들이 한 분씩 떠오릅니다.
그럼에도...무심한 듯...안부인사 한번없이 가고 있건만
제 마음은 늘 그랬습니다.
일일이 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그대 마음을 읽듯이
그대 또한 내 마음 다 느껴 주시리라고...
그래서...
그댈 떠 올리면서
향기나는 차도 준비하고
소박하고 정겨운 엄마네 밥상도 준비해 보려 합니다.
멀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 이렇게 내 향기 잃지 않으면서 잘 살아가고 있노라고...
그대 또한...그 어떤 비 바람이 불어도 의연하게
향기 잃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야 한다고...
늘 그렇게 맘으로 전합니다.
우리 맺은 인연 귀하게 여기고...
늘 생각해주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귤나무도 모자라 꽃밭까지 만들어 두고
바쁘다를 연발하고 있지만
이렇게 저는 숨 쉬는 구멍을 만들어 두어야
제 빛깔로 돌아 옵니다.
살다가...내 의지가 아닌 주변 상황이 나를 몹시
서걱거리게 할 때 ...지쳐서 아무 생각이 안날 때...
아득할 때, 충전이 필요할 때...
반디농장의 저를 찾아 오시면 <고향>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제가 살아가는 에너지를 나누어 드리겠어요.
돌아보니 구비구비 헤쳐 나오면서 살아 왔네요.
우리 서로, 힘이 되어, 남은 삶 아름답게 살아 갑시다.
귀한 분이 오신다는 전갈에...마음 설레고 있습니다.
귤농부 되기전부터 부족한 저를 한결같이 응원해주며
귤농부 된 후에도 어느 동기간이 그리 해 줄수 있을까싶게
그렇게 저를 밀어준 그녀가 온다합니다.
그런 그녀를 아직 얼굴도 못 보았었지요.
인터넷이 맺어준 인연이었는데...갑자기 일정을 잡은 것을 보니
내가 아직 마무리도 못한 반디농장 게스트하우스에 일번 손님이 되고 싶은 가봐요.^^
저는 갑자기...아자씨, 빨리빨리...독촉을 하는데도 마무리가 될지 모르겠어요.휴~
그래도...저는 무작정 즐겁기만 합니다.
미국에 사는 내 유년시절 친구도 일찌감치 온다는 통고를 받았는데
날짜가 중복 되네요.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맞아야지요.
저의 부족함을 조금도 탓하지 않을 친구들이니까요.
바쁜중에도 내 안의 귀한 그대를 만날 생각을 하니
한없이 따뜻해집니다.
그대를 떠 올리면 살 맛이 나고 힘이 납니다.
이런 분들을 떠 올리면서 반디농장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2009.8.17 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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