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 바빠서 가지를 못했던 목공예 교실,
목공예 선생님께서 숯불구이 바베큐중에서 사과나무 숯불 바베큐가 으뜸이고
이곳에선 귤나무 숯불구이가 최고라 하셔서
아싸루비아...귤밭에 전정한 귤나무와 간벌한 귤나무 많겠다,
남편 전직 신라호텔 연회 담당 요리사였겠다...
나...자칭...재야 요리사...ㅎㅎ...어느적 이야기라고 울궈먹기도 많이 한다.
(평생 울궈 묵어야지♬~)
흐흐흐...야심작 귤나무 숯불 바베큐로...반디농장 회원님들을
무아지경 도가니로 빠뜨리겠다는 일념으로
올 가을에 귤 따러 오이소~를 노래 부르고 있는데...
있는데...(개그버젼)
서귀포 이웃이 되신 마중물 언니...내가 늘상 노래하는 귤나무 숯불구이가 어쨌다고라고라 ↗
가만히 생각해보니...친구들 제주여행 일정을 무슨 기발한 추억을 남겨 주실까 궁리중에
귤나무 숯불 타령 일삼는 세자매맘이 레이다망에 걸렸겠다.^^
마중물 언니 새로 산 효돈 밭에 와 보시더니
미친다~를 연발 하시면서 엄지 손가락을 마구 치켜 세우시니
이런 멋장이 언니가 이렇게 감탄해 주시다니...
나도 슬그머니 좋기야 했지만 남들까지 내 감성하고 같지는 않아서
이제는 미쳐도 혼자 미치는게 좋다는 생각에^^
감정표현을 많이 자제하고 있는데 마중물 언니가 내 안의 감성을 온통 뒤흔들었다.
이제사 쬐끔 정신 차리고보니 내가 아무래도 홀린것 같기는 하지만
아주 기분 좋은 홀림...사람의 마음을 부처님 손바닥안에 손오공이 보듯하는 마중물언니의
탁월한 수완(^^)에 홀라당 넘어가서...ㅎㅎ...이 바쁜 봄날 할일이 태산인데
난 마중물언니 친구들에게 귤밭에서 바베큐를 하는
무모한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인원이 30여명이라 하는데도...
귤밭일 하느라고 시간이 전혀 나지를 않아서
아직 아무것도 수리도 못하고 시설도 전무한 상태에서 어쩌자고...
그 순간 나도 재미있을것 같아서...가 선택의 명분이었는데
요즘은 귀차니즘이 점점 나를 감싸고 있어서 일 벌리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려고 하는데
사고를 쳤다하면 대형사고를 치는 나.
있는 거라고는 수도가 있고...의자는?
귤나무상자를 뒤집어 엎어서 위에 신문지 깔고...마중물언니 따봉이야를 연발.
바베큐깡통이 좀 작을것 같아서 돌로 쌓아서 대형화덕 제작...마중물 언니 넘어가는 시늉~^^
친구들, 이 나이에 좋은 것 다 봤으나 이런 귤밭 바베큐는 못해 봤으니
더이상 무얼 바래, 내가 교주니까 염려 말라~
아~~~~~~~~
그때까지도 나는 마중물 언니의 진면목을 다 알지 못하여서
말 한마디마다 솔깃, 게다가 지들이 어디서 신라호텔 요리사를 모셔놓고
귤밭에서 바베큐를 할수 있겠어~(이렇게 치켜주니 헤벌레~)
순진한 (^^) 나는 그때까지도 마중물 언니가 내공100단 여걸인줄 잘 몰랐습니다.^^
지내고보니...언니의 탁월한 외교로 안되는게 없는 분이시란 것.
그렇게 엮여서(ㅎㅎㅎ...)며칠동안 혼비백산.
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30여명 바베큐파티 행사가 진행 되었답니다.
그래도 믿는 바는 남편이 23년 신라호텔 요리사로 명퇴 했다는 거.
나도 은퇴한 지는 오래 됐지만...그까이꺼 하면 하는기지~하는 똥뱃짱.
거기에 마중물 언니의 기발하고도 탁월한 외교술과 독특한 감성.
(그리고 그 안에는 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숨어있다는 것도 저도 감지 했지요)
소위 꿍짝이 맞아서 맨땅에 헤딩하는 일을 벌인 겁니다.
실은 여름에 찬찬히 쉼터를 마련해서 가을에는 쉬는 공간도 마련하고
귤나무 숯불구이도 할 예정이었으나 이렇게 무모하게 진행하게 될줄은 몰랐지만
언제나 일은 이렇게 얼결에 진행되는 일이 비일비재 하잖아요.
오늘의 주인공들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단발머리 여고생이었던 마중물언니 여고동창 언니들.
그 이름도 쨍쨍한 경기여고 언니들이지요.
마중물 언니는 걱정하는 나를 말끝마다...이런게 더 좋아~ 좋은 것은 다 봤어~하며
안심 시키니...미흡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용기백배하여
귤나무숯불 바베큐 파티를 한 것입니다.
마중물 언니는 추억도 만드실 계획이셨지만 저의 귤나무 회원님도 확보해 주시려고
마구 마구 애 쓰시는게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하였습니다.
남편은 바베큐 준비하고 저는 텃밭에서 키운
상추,쑥갓, 부추,당귀잎, 왕고들빼기잎으로 야채 샐러드 준비하고
묵은 김치, 고추 장아찌, 파 겉절이에 제주도 오메기떡과
열무김치말이 국수를 준비했지요.야심작 열무김치 국수는
아침에 국물을 살얼음이 되도록 시원하게 만든다고 냉동실에
넣다가 입구가 좁아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그냥 한통을 다 엎어 버리고...꺼이~ 꺼이~TT
남은 작은통으로 아주 조금씩 드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하는 거라서...여러가지로 미흡함이 따랐지만...
마중물언니 말씀대로...어디서 이런 추억을 만들수 있을까요.ㅎㅎ...
열무김치도 매운 고추갈아 넣은 것도 다 제가 유기농으로 키운 것들이라서
맛이 좀 투박해도 참살이의 기본인 재료들이었지요.
음식 사진은 바빠서 못 찍었답니다. 돌과 넝쿨잎과 항아리뚜껑 그릇과 항아리로
연출한 식탁 사진도 찍었어야 했는데...
언니들이 귤나무 사이사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계시는데
사진을 다 찍지 못했답니다.
올 가을에는 좀 더 업그레이드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시작이 반인데...마중물언니가 이렇게 테이프를 끊어 주셨습니다.
올 가을에 귤 따는 날 공지해서 이런 바베큐파티 열겠습니다.
(매일 할수는 없구요. 날을 하루 잡아서 하겠습니다.)
기대하고 고대해 주시구요.ㅎㅎㅎ...
마중물언니의 바깥 선생님께서 언니의 친구들을 보시고는
여고생들이 너무 귀여워~하시는 것을 보고 저는 선생님도 너무 귀여우셔요~했답니다.
우리도 마음은 언제나 여고시절이지요?^^
제가 맨날 바쁘다를 일삼는 이유중에 하나는
가끔 이렇게 딴짓을 일삼아서이기도 하지요.ㅎㅎ...
하지만...일개미로만 살기에는 너무 억울 하잖아요.
정신없는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제게도 좋은 추억이며, 경험이며
멋진 언니들 만난 것이 행운이었습니다.
2009.5.31 英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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