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시-마음세수 #시인의눈 #나는-마음- 뛰게-하는-시에게-투표했다1 나는 투표했다 ( 류시화 시인님) 나는 투표했다 나는 첫 민들레에게 투표했다 봄이 왔다고 재잘대는 시냇물에게 투표했다 어둠 속에서 홀로 지저귀며 노래값 올리는 밤새에게 투표했다 다른 꽃들이 흙 속에 잠들어 있을 때 연약한 이마로 언 땅 뚫고 유일하게 품은 노란색 다 풀어 꽃 피우는 얼음새꽃에게 투표했다 나는 흰 백일홍에게 투표했다 백 일 동안 피고 지고 다시 피는 것이 백일을 사는 방법임을 아는 꽃에게 투표했다 두 심장 중에서 부서진 적 있는 심장에게 투표했다 부적처럼 희망을 고이 접어 가슴께에 품은 야생 기러기에게 투표했다 나는 잘린 가지에 돋는 새순의 연두색 용지에 투표했다 선택된 정의 앞에서는 투명해져 버리는 투표용지에 투표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와 "네가 틀릴 수도 있다" 중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에 투표했다. "나는 .. 2022. 3.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