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인간 관계의 어려움을 느낄때...

by 농부김영란 2004. 5. 27.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이기에 실수도 하고 단점도 있고,잘못도 하면서 살아 간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생각컨데 점수를 주자면 50점도 안될 것 같은 생각을 하기에

이제는 상대의 단점이나 잘못에도 예전의 관점보다

훨씬 너그러운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이런 내게도 젊은 날 송곳처럼 예리하고 뾰족한 시선으로

세상을, 내 주변의 지인들을, 그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완벽을 요구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난 참으로 많이 두루뭉실 해진 것 같다.

예민한 성격 탓에 부딫힌 것도 많았고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시절도 있었으나

세월따라 나이따라, 환경에 따라 많이 변하긴 했지만

그러나...아직도 내 마음 한구석엔 쉽게 못 받아 들이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경우없는 사람이나 얌체같은 사람,괘씸한 사람(내 나름대로 느끼기에),

영악스런 사람,아주 이기적인 사람,너무나 계산적인 사람,무뢰한 사람,

괴기스런 사람, 음흉한 사람,남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

 

아직도 내가 넉넉해지지 못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보면

난 넉넉하기는커녕 내 본 바탕이 되살아 나는지...갑자기...

정의의 사도처럼 꼿꼿해지며 심지어 응징을 하고 싶어지기까지 하니...

이런 본색은 아마도 평생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진정으로 넉넉해진게 아닌게지.이런 걸  성깔이라 부르던가?^^)

 

사람살이...더불어 살아가고,늘 사람과 부딫히며 살아가니

그 관계의 현명함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늘상 느끼는 바인데

아직도 관계를 제대로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살아 오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정작 좋은 사람들에게는

받은만큼 돌려 주기는 커녕 늘 넘치게 받기만해서 빚진 기분이 들어서

이제는 나도 그 빚을 갚으면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되었는데

웬일인지...빚(마음의 빚까지)을 진 분들은 받기를 원치 않으시고

(마음 헤아림이 깊으신 분들이니 절대 피해를 주지 않으려 배려 하시니)

엉뚱하게 불편한 사람에게 뺏기듯이 주고나면 영 불편하고 기분이 안 좋다.

..

 

 

 

 

 

 

 

 

 

 

 

 

 

 

 

 

 

 

 

 

 

 

 

 

 

 

 

친구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결혼한 나와 남편은 우리가 결혼했을 때는

보통 결혼한 친구들보다 4-5년 늦은 시기였다.(서른 둘에 결혼)

뒤 늦은 신혼 살림에 불청객이 찾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남편 고교 친구였는데 내 결혼 즈음에 그들은 이혼 운운하고 있었던지

신혼집에 찾아와 그런 고민을 털어 놓으며 잠까지 재워 달라하여

희망에 부푼 신혼 친구에게 이혼 상담하러 온 친구가 철 없게도 여겨졌지만

사람 거절 잘 못하는 나와 신랑이 그냥 웃으면서 받아주니 허구헌날 만만한(?)

우리 집에 와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그런 친구가 있었다.

그러다가 정도가 지나친 것 같아서 내가 남편에게 우리가 무슨 이혼 상담소냐고

불평을 했더니 남편이 뭐라 했는지 그 후 자주 오진 않고 지내다가

몇년 전부터는 아예 연락이 없이 지내고 있었다.

 

그즈음 또 다른 남편 친구가 부부 사이가 안 좋다며 우리 집에 와서 털어 놓고

내가 잘 해 주니 눈치없이(?) 자주 드나 들었었다.

아뭏튼...마음 약한게...좋은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게 한 일련의 사건들.

그 후...난 그런 덫에 많이 걸렸다.상대가 고민을 털어 놓으면 많이 들어주니

시시때때 전화로 일일이 상담(?)을 하니 내 생활이 때로는 어수선하기 그지 없었다.

이런 사람들은 일일이 그의 고민을 들어 준다는 것이 얼마나 고역인가를 모른다.

그를 위로 하려고 들어 주었다가 아예 심심풀이 땅콩처럼 시시때때

전화로 고민을 들어주다보면 하루 스케줄이 엉망이 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가 고통을 벗어나라고 좋은 말을 해 주다보니 그렇게 엮여 지는데

어느 순간 보면 그는 여전히 습관처럼 불평 불만을 늘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

 

 

 

 

 

 

 

 

 

 

 

 

 

 

 

 

 

 

 

 

 

 

 

 

 

 

 

그래서...나도 어느 순간부터는 사람 관계 선을 그을 필요가 있음을 절실히 느꼈다.

그런 것을 겪다보니  오히려 내가 부대끼고 어려움을 겪을 때는

스스로 정화가 될때까지는 가능한한 연락을 잘 안하고...회오리 바람이 잠잠해지면

그때서야 아주 밝은 목소리로 연락을 하게 되는 습관이 생기게 되어

때로 내 지인들이 연락없이 무심함에 섭섭해 하기도 한다.

사람살이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을텐데도 어떤 이는 늘 긍정적인 태도로

여유있게 베풀며 살아 가는가하면 어떤 이는 늘 젖 주린 어린애 마냥 징징대며

옆에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 나이 쯤에 와보니...마음의 여유가 경제적 여유만이 아니고 삶을 대하는

마음 가짐에서 오는 것이란 것을 깨닫는다. 내게 베풀어 주었던 고마운 지인들이

한결같이 마음 씀이 넉넉하였기에 베품이 가능했었다는 것을 느끼니

나도 작으나마 내 마음을 그들에게 전하며 갚으면서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살면서...왜 그런 작은 실천조차도 쉬이 잘 안되는지...나도 아직 마음의 깊이가

얕은 탓이라 반성된다...

 

 

 

 

 

 

 

 

 

 

 

 

 

 

 

 

 

 

 

 

 

 

 

 

 

 

 

제주도에 오면서...난 내 고마운 지인들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내 형편에 맞게

제주도 여행을 오실 때 따뜻한 밥 한끼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

"오시면 연락 주세요~"하고 말하게 되었는데 내 고마운 지인들은

실상 인사는 들으면서 선뜻 내게 피해될까봐 조심스러워 하신다는 것을 안다.

늘상 그들은 베품에 익숙하신 분들이시라 늘 상대를 먼저 배려 하시기에

그러신다는 것을 안다.

막상 내 마음에 모시고 싶으신 분들이 과연 몇 분이나 연락이 올지 모르겠지만...

내가 또 갈등에 놓이는 것은  늘 받기만 하려던 사람들(소위 얌체족)이

연락을 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 남편이 퇴근하여 왈...남편 덕을 많이 본 후배가 평소에는 한번도

인사도 안 오더니(필요할 때만 연락) 전화로 제주도에 놀러 오겠다 한단다.

어제 저녁 남편 왈,신혼초에 이혼 운운하던 그 친구가 어찌 알고 전화를 했는지

제주도에 놀러 온다 하였단다. 도대체 몇년만에 온 전화란 말인가?

내가 오시라는 분은 연락이 안 오는데...어느 적에 맺은 인연들이

용케도 넉살좋게 전화들을 해대니...

아마도 마음 약하고 인간성 좋은(이럴때는 좋을 필요가 있어야 하는지?)

남편은 어느날 그들을 내 집까지 모시고 오는게 아닌가 모르겠다.

 

이럴때...난 인간 관계의 어려움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2004.5.27. 英蘭

 

* 사진은 어제 아이들과 집 옆 개울가에 나갔다가 찍은 사진들이고

아래 나물들도 어제 제가 뜯은 나물이랍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