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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일기(서귀포신문)

서귀포의 경쟁력,6차농업

by 농부김영란 2014. 8. 29.

 

<서귀포의 경쟁력>
김영란 시민기자의 귀농일기
2014년 08월 06일 (수) 09:17:02 김영란 sgp1996@chol.com

 

   
흙담솔 소나무 길

서홍동주민과 새 시장님과의 간담회에 귀농인으로서 초대받아 참석 하였습니다.

서홍동민으로서 10년째 살고 있으면서도, 동민으로서의 소속감보다도

서귀포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이 컸기에 마을일에 소극적이었지만

새 시장님이 여성 시장님이시라 관심이 지대하여 참석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제주올레 바람을 일으켜서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에 걷기 열풍을 일으켰고

제주도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님을 보며

제주도여인의 강단과 기백을 높이 사고 있었기에,

서귀포 새 시장님이 여성 시장님이 된 것 자체가 변화와 혁신이라고 느껴졌었습니다.

짧은 임기 내에 어떤 변화를 이루어내실 지가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됩니다.

경직된 공직 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 서귀포에

새로운 큰 도약이 도래 하기를 바랍니다.

 

서홍동 대표님들의 안건 중에 흙담솔 거리와 솜반천에 관한 이야기가

저를 솔깃하게 하였고, 귀농멘토를 하며 느낀 점을 저도 한 말씀 드렸습니다.

제가 10년 전 서귀포에 이사 와서 가장 감동한 길이,

수백년 아름드리 소나무아래 하늘빛 산수국과 보랏빛 맥문동이

잔잔히 핀 흙담솔 소나무 길이었습니다.

심산유곡에서나 볼 수 있는 수백살 소나무가 수십 그루 심어진 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에도 뽑힌 곳이었습니다.

가슴 뛰게 아름다운 길이 우리 아이들이 매일 통학하는 길에 있어서

얼마나 황홀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길은 점점 더 이상하게 개발되어

빽빽한 집들과 데크에 갇혀서 안타깝고 답답한 길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흙담솔 소나무길은 백년지계로 복원되어야 할 자연유산이라고 생각 합니다.

 

 

   
솜반천

그리고 서귀포의 자랑 솜반천은 서귀포 시내를 가로지르는 일급수 용천수입니다.

거의 모든 하천이 건천인 제주도에서 한여름에 얼음같이 차고 맑은

용천수 시냇물이 흐르는 것은 서귀포의 보물입니다.

어느 도시 한가운데에 이런 지하 용천수 시냇물이 흐르던가요?

인위적으로 무엇을 만들려고 세금을 낭비하지 말고

이런 보물을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보물의 가치를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솜반천

제주도를 돌, 바람, 여자가 많은 삼다도라고 하지요.
돌 중에도 화산돌로 쌓은 밭담, 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 삼나무 또한

가장 흔한 풍경이지만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 음식, 관습, 문화 등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대로 물려 줄 자연유산에 자꾸만 덧칠하고픈 것을 절제 하는 것, 개발하기 이전에 심사숙고할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6차 농업>
김영란 시민기자의 귀농일기
2014년 08월 19일 (화) 09:15:17 김영란 sgp1996@chol.com
   
 

농부인 저도 이제사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 용어, 6차 농업입니다.
FTA를 넘기 위한 방편으로 떠오른 미래농업의 방향인 듯합니다.
1차 생산과 2차 가공, 3차 유통을 통하여 소득을 극대화 하라는 것이지요.
1차 +2차+3차= 6차 라는 신종어 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신이 생산한 농축산물로 가공하여, 소비자에게 직거래하여

소득을 보존하라는 뜻입니다.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1차 생산농산물로 직거래하고 있는 저는 어리둥절했습니다.
6차라는 형이상학적인 말에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책상머리에서 나온 말이라 포장만 근사한 전시어라는 느낌이 앞섰습니다.
그래도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선진국가들을 보고 벤치마킹하여 나온 말이니

근거없이 추상적인 말은 아닙니다.

미래농업은 그렇게 가야 하는데 공감합니다.

 

문제는 FTA를 진행하면서 나온 대안이라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서우왕좌왕 하다가

국민의 세금만 엉뚱한 곳에 쏟아 붓고 정권이 바뀌고 담당자가 바뀌면

실패한 정책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준비된 농민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저만 하여도 1차 생산한 내 농산물을 직거래를 통하여 판매하고 있으니

1차와 3차를 병행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서부터 1차 생산에 한계를 느끼고

2차 가공을 모색하면서 많은 벽에 부딪혔습니다.

가공 품목을 정하는 일, 가공을 하려면 설비 투자를 해야 하는 일,

가공품을 생산하기 위한 전문지식과 인력,홍보,판매까지 생각하니 첩첩산중 이었습니다.

1차 생산만 집중해도 힘든데, 2차가공은 전문가적인 수준이 아니어서는

시장에 내어 놓아도 팔리지를 못해 결국 실패확률이 많습니다.

상품이 만들어져도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구매되어 소득으로 연결되기까지

홍보,마케팅 전략은 전문가도 힘든 영역인데,

이 모든 것을 영세하고 비전문가인 농부가 해 내어야 할 과제라니까 한숨부터 나옵니다.

고객감동이 없는 스토리텔링이나 모방은 사상누각입니다.
그래도 10년을 내다보면 그 길밖에 대안이 안 떠오르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여 제안합니다.
저같이 현장에서 목마른 농부들에게 해외선진 농가 벤치마킹할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작은 농가에서 수백년 전통의 농가수제품을 만드는 선진지 견학을 통해

나에게 맞는 길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 보조금을 소모품 보조사업에 집중하지 말고 ,

교육과 연구에 투자해주시기 바랍니다.
비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과 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눈 앞에 성과만 쫒으면 백년지계가 나올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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