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술은 새부대에...
며칠후면 2004년이 영원히 과거로 마감되는군요.
늘 이맘때면 다사다난...하는 말이 등장하는 시점입니다.
제게도 많은 일들이 변화와 함께 있었던 한해였습니다.
수년전부터 남편이 요즘 말하는 사오정 세대라서 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감이 늘 지배했었지요.
언제 그만두게될지도 모르는 직장 풍속도가 저를 늘 체기가 느끼게 하였었습니다.
올 봄...예정에없던 제주도행을 결심한 것도 제2의 인생길을 모색하기위해
잠시의 유예기간을 갖자는 마음으로 결행했던 결심이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아이들이 어리기도 한데다가 셋이나 되기에,
제게 다가오는 강박관념은 늘 머리를 묵직하게 누르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떨치고 일어설 용기를 가져야만 한다고 다짐하면서
나를 내적으로 강하게 다지려고 무지 노력해 왔던 시간들이었지만
막상 생각들만 맴돌뿐 실행을 하기에는 많은 두려움이 늘 밀려 왔습니다.
5월 8일 제주도로 이사하고 처음 한동안은 건강이 좋지않던 난
습도가 높고 바람이 많은 제주도 기후에 적응치 못해서
한동안 몸과 마음이 힘들었었습니다.
아이들이 제자리를 찾아 가도록 온 신경을 기울이고나자
거의 탈진할만큼 기운이 빠져 나간 순간이 지나자
차츰 나를 다시 돌아보기 시작 했었습니다.
살빼기에 도전한 것도 내 건강을 다져서 앞으로의 내 인생에 용감하게
도전하기위한 준비 과정이라 생각하며...무엇보다도 내안의 두려움을
몰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 하였습니다.
1차 목표를 달성해야만 내가 세운 목표에 도전할수 있다는 배수진을 치는 심정으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았습니다.
어디선가 들은 말이 생각 납니다.
독수리의 일생은 약 70년인데 40년이 지나면
부리도 무디어지고 날카롭던 발톱도 제기능을 하지 못하여
독수리가 다시 남은 생을 살아 가려면 새부리와 새발톱이 필요하기에
그때쯤 독수리는 산속에 들어가서 스스로 부리를 갈고 발톱을 뽑아 내어서
새 부리와 새 발톱을 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사람의 일생도 독수리의 일생과 기간이 비슷하니 독수리의 뼈를 깎는 자기연마가,
제2의 삶을 위한 처절한 용기가,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하였습니다.
내 나이에 이르고보니 어지러울 정도의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 서있고보니
독수리와 같은 피나는 자기연마와 변신이 필요하다 여겨 집니다.
더구나 나라 사정이 사오정이니 이태백이니 하는 신종어가 탄생하게하는
위기앞에 서게하니 그런 자기 혁신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절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물러설수 없는 벼랑끝에 왔다는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라 가을을 보내면서
나를 바로 세우기가 최우선임을 깨닫고, 저의 앞으로의 제2의 삶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였습니다.
마음은 피하고 싶지만 현실이 그러하지 못하니 어차피 다가오는 상황이라면 피하지말고
정면 도전하여야만 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의 여유가 없기에 내 주변의 지인들께 소식도 전하지 못하고
내적으로 강해지기위해 힘을 응집시켜야만 했습니다.
얼마전...앞으로의 내 삶의 한 방향을 정했습니다.
새해에는 새 출발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내게 주어진 엄마라는 직함에 하나 더...오랫동안 내가 소망하던
농부가 되어 보기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농부...남들은 떠나는 직업을 나는 새로운 내 직업을 삼아 보기로 한것이랍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앞날이 전개될것이라 예측되고 주변에서도 그런 우려를 하지만
미리부터 부정적인 생각은 갖지않고 고난은 부딪히면서 헤쳐가 보기로 정했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내 손으로 직접 재배해 보기로 정했습니다.
그런 모색을 하느라 요즘의 시간들이 어찌 흘러 갔는지도 모릅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성찬의 크리스마스가 너무나 조촐한 크리시마스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이제 농부가 될거야"하고 선언 했습니다.
아직 손을 많이 타는 아이들이라 제 짐이 한결 무겁지만
운명이 정해주는 방향을 순응하며 살아 가야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내게 다가올 내가 선택한 미래는 어쩌면 고난의 연속일지도 모르지만
기꺼이 고난을 헤쳐서 나아가 보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남편이 회사에서 언제 나오게 될지 전전긍긍하지 않고
제 스스로 출구를 마련 하기로 하였습니다.
언제나 내가 선택한 삶은 편한쪽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길을 택하여 와서
버거움을 느낄때가 많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나는 조금씩 강하게 살아가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동안 안부도 전하지 못하고 지낸 지인들께는 넓은 아량을 바랍니다.
씩씩하고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줄때까지
나약하고 후줄근한 자신을 내 보이고 싶지 않았던 저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흔 다섯 나이에...내 삶의 새 출발을 선언하는 것이
실은 아직도 두려움이 앞서지만...가시밭길이 있으면 헤쳐 나가면 되리라 스스로를 곧추 세워 봅니다.
어려운 시절...모두 힘내시고...떨치고 일어나서
다시한번 오뚜기 정신으로 새해를 맞고 설계 하시기 바랍니다.
나와같은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이라면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의 용기를 복돋아 주면서 가고 싶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새해에는 새 모습으로, 더욱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만나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 한해 절 잊지않고 관심과 사랑 보내주신 저의 지인님들.
깊은 사랑에 늘 감사 드리고 있습니다.
우뚝 서내는 모습으로 보답 드릴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칼럼이 개편되는 관계로 미리 새배 드립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2004.12.26.英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