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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28번째 고호마을 플리마켓

by 농부김영란 2022. 11. 9.

 

 

 

 

 

 

 

 

 

 

 

 

 

 

 

 

 

 

 

 

 

 

 

4월부터 시작한 동네 플리마켓이 지난주 토요일 28번째 열었다.

그동안 플리마켓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벌써 문 닫고 줄행랑 쳤나~ 하실 분 계셨을까?^^

그사이 비가 내리는 주말 2번을 빼고는 매주 토요일 어김없이 장을 펼쳤었다.

성과 여부를 떠나서 6개월을 넘겼으니...끈기로는 성공한 셈이다.

얼결에 의기투합하여 장을 펼친지라, 특별한 노하우도 없었고,

플리마켓의 정의마저 인지 못한 상태였었다.

 

친목과 재미, 약간의 부수입, 그런 정도의 개념으로 판부터 벌인지라,

실은 화력이 금새 바닥이 드러났었다. 처음에는 예술장터를 만든다며

우리가 그린 그림도 전시해 놓고, 집에서 키운 야채도 가지고 나오고,

각자의 재능을 발휘해서 반찬도, 빵도 만들어 나왔는데,

해보니 수지타산도 안 맞고,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해서 판을 접은 사람들도 나왔다.

투철한 사명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결에 편승한 사람들도 있었기에,

갈등과정도 생겼었다. 작은 돈이라도 발생하는 일이라서

이해타산이 상충되며, 서로의 면면을 보게 되었다.

 

본의 아니게 나이 때문에 앞장을 서게 된 나는, 관계의 어려움도 경험하고,

리더쉽의 중요함도 크게 깨달았다.

앞장선다는 것의 힘듬을 느끼고, 판을 벌린 일을 후회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흐지부지 꼬리를 내리는 것이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아서

혼자서 가더라도 최소 1년은 해보고 답을 내리리라고 결심했다.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고, 꽃이 피려면 과정의 어려움을 감내해야 한다는

진리는 살면서 내내 느낀 것이라서, 그 무엇을 하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나서 결론을 내리자고 마음먹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장을 열어야 하나하고~ 방학을 하자고 하였지만,

그러면 맥이 끊어져서 판을 접게 될 것 같아서, 혼자라도 열겠다고 했더니

마중물 언니가 함께 하겠다고 하여서 둘이서 연 적도 있었다.

아무도 안 오면 둘이서 차 마시며 놀자고 하면서,

한명이라도 찾아 주는 이 있으면 감사히 여기고 귀빈 대접을 하리라 마음먹었는데,

정말 한 명의 손님이 왔었다. 그런데 그 한명의 손님을 극진히 대접했더니,

오히려 더 뿌듯한 날이 되었었다.

 

어느 순간 나는 플리마켓을 여는 목적을 바꾸었다. 봉사하는 날로 하기로.

오시는 손님들과, 함께하는 셀러들에게 베푸는 날로 하기로.

내가 어디 가서 차 마시고 놀아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 돈으로 플리마켓에서 쓰기로 했다.

나는 오뎅탕도 끓이고, 고기도 굽고, 마중물 언니는 햄버거도 해오고, 차를 대접했다.

각자 팔 것도 가져 오고, 나눔 할 것도 가지고 왔다.

오가는 사람들에게도 나눔하고 우리끼리도 소풍의 즐거움을 만끽 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토요일 소풍날이 기다려지게 되었다.

 

서로 만남이 즐거워서 오는 관계로 바뀌어갔다. 시나브로 싹 튼 정이

우리를 어느새 안보면 보고 싶게 만들었다.

소풍같은 장터가 되어가고 있다. 내가 안쓰는 물건도 가지고 오고,

각자 만든 작품도 전시한다. 나는 장마다 착한 가격에 옷도 장만하고, 먹을 것도

구하니까 재미가 쏠쏠하다. 돈벌이가 신통치가 않아서 접자고 했더니

이구동성 그대로 하잔다. 성공 예감 드네~(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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