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산 엉망이 된 귤시장의 여파로
남은 귤때문에 반디농장도 고심이 깊어 갑니다.
시장은 맛없는 귤을 외면하였고
(초기에 출하된 귤들은 3개월의 가을 비로하여 맛이 없었음),
산지에서는 폐기처분한 풍경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과일마다 풍작인데다가 , 마트에 가면 수입과일이 즐비하여판매 마감
FTA(수입과일 관세철폐) 여파가 이런식으로 나타나는구나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전 과원을 1/2 간벌하여 나무수를 줄였고, 방풍수도 정비하고
해마다 고품질을 위한 노력을 하였어도 시장의 귤소비량도 줄었고
회원수도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더 적극적인 홍보도 하지 않은 이유는
해거리를 하는 해는 귤이 모자라기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인생의 관점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고,
15년을 내리 달려온 반디농장도 또 다른 변화를 도입하고
혁신해야 할 때임을 느꼈습니다.
결단을 내리거나, 방향을 정하게 될 때
장고를 하게 되면서 고독하고 처연해지기까지 합니다.
작은 농장 하나 운영 하는데도 참으로 지난합니다.
어려울 때나 비상시에 능력이나 됨됨이가 나온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라도, 지자체도, 가정도, 회사도
리더가 비상시에 대처하는 능력이 운명을 좌우 하는 것 같습니다.
농부가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산지폐기하며
나라나 지자체만 바라보며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해야 할까요?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가격을 내려서 덤핑처리 해야 할까요?
늘 그런식으로만 돌파구를 찾는다면
결국은 희망을 잃게 되고, 이직을 도모하게 되며
특히나 유기농농산물과 유기농부는 스스로 고독하게 가던 길에
심한 회의를 느끼고 업을 접게 될 것입니다 .
10년전에도 1%였던 유기농부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경제성이 없는 농사라는 이유입니다.
저희도 기본적인 생활비를 감당하려면
그나마 인건비도 겨우 될까말까하기에 온 몸으로 버티고 농사 짓습니다.
제가 수확기에 70여일을 밤낮으로 일해야 하는 이유도 따로 인건비를 주고나면
내 인건비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농사는 온 몸으로 지어야 그나마 생계유지를 하는 업종인 것 같습니다.
5년을 기준으로하면 한해가 풍작 정도, 두해는 평균 미달,두해는 악전고투,
평균으로 하면 현상유지하기 어려운 업종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도 큰 요인이고, 시장의 다변화도 큰 난관이고,
인건비는 오르는데 농산물 가격은 5년전이나 10년전이나 비슷합니다.
15년동안 반디농장을 만들어 오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하려고 회원제를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그나마 여기까지 유지해 올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변함없이, 한결같이, 묵묵히
함께 해주신 회원님들을 떠올리며 큰 절 올립니다.
세아이의 엄마인 제가 남편이 일찍 명퇴를 하였어도
무소의 뿔처럼 한길을 올 수 있었던 것도 회원님들께서
함께 손잡고 와주신 덕분이었습니다.
면역력을 높이려고 한겨울 내내 눈서리 맞히고 껍질이 질겨진 귤을 내보내면서
저희 유기농귤이 회원님들께 보약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다가 몇번이나 얼리기도 하여 손실을 입었어도,
처음 우리귤을 만나는 고객들이 껍질이 질기다고 컴플레인을 쏟아내도
저는 건강한 귤을 보내 드리기위해
겨우내내 귤밭에서 귤을 따느라 고군분투 하였습니다.
병이 걸리기 전에 건강한 먹거리를 섭취하는 것.
그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농부된 자의 막중한 소임이기에
소신 흔들리지 않고 여기까지 걸어 왔습니다.
남들이 경제성 없다고 외면하는 유기농농부의 길을 묵묵히 올 수 있었던 힘,
회원님들이 없었다면 저 홀로 소신이 가능하지 않았을 겁니다.
시장이 온통 흔들려도 꿋꿋하게 나아갈 수 있었던 그 소신.
이제는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난관을 만나면 다시 고독해집니다.
올해 저는 10년만의 고민을 다시 합니다.
10년전 ...나무에서 딴 튼튼한 귤을 보내 드린다고 얼려버렸을 때의 망연자실함.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벽 앞에 마주 섰습니다.
10년전...얼린 귤을 효소를 만드시라고 보내 드리면서
모두 환불 결정 하고, 얼린귤 보내 드리는데 든 택배비만도 170만원이 들었었습니다.
손실이 1500만원 정도 되었지만
의연하게 감당 하기로 하였었습니다.
그렇게 걸어 왔었지요.
그러면서 스스로 배우고 성장 했습니다.
10년 전(2010년산 귤)...
눈물의 샤베트귤
http://blog.daum.net/yeainmam/13727104
2월의 귤도 투혼의 귤입니다.
회원님들께서 한박스씩만 추가 신청해 주시면
다시 한번 이 벽을 뛰어 넘을 것 같습니다.^^
감기예방하는데 반디귤이 일조 하는 것 경험 하셨지요?
환절기 감기 예방.반디유기농귤이 도와 드릴 것입니다.
이미 결연한 봄이 곁에 와 있습니다.
*10년전 <눈물의 샤베트귤>을 받으셨던 회원님들
저에게 연락 주셔요~~~
못난이귤 효소용귤을 보내 드릴게요.
10년동안 언제나 그자리에 계셔 주셔서 감사 드려요.
온갖 고난을 헤치고 반디농장이 여기까지 오게 된 건
이렇게 함께 해 주었던 회원님들 덕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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